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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교수 칼럼} 코로나19로 농번기 인력부족, 범국민 일손 돕기로...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 입력 2020.05.09 12:07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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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은 농작업이 몰려 있는 달 그대로 농번기다. 감자·양파·마늘·매실 등 수확, 녹차 잎 따기, 배·사과·복숭아 등 열매솎기 및 봉지씌우기, 고추·고구마·수박·참외 등 정식, 참깨파종, 보리베기, 모판 만들기, 모내기 등 일감이 산더미다. 이런 시기에 농촌의 들녘이 일손부족에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뜩이나 농촌인구의 고령화·부녀화로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동안 버팀목이 됐던 외국인 노동자마저 구하기가 어렵게 된 현상이다.

그간 우리 농업은 매년 모자라는 인력을 베트남·필리핀·태국 등지로부터 수혈해 왔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한국에 머물렀던 이주노동자 상당수가 코로나19를 피해 본국에 돌아갔다가 신규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돌아오지를 못하는 것이다. 외국 노동자들은 관광비자로 들어와 농촌에서 일손을 도와왔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입국 자체가 어렵게 됐다.

사실 일손 부족에 허덕이는 농촌에 외국 노동자들의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농·어업에 종사하는 외국인은 4만4천여 명으로 전체 농림·어업 인구(121만7천명)의 3.6%를 차지했다. 올해 농업분야에 할당된 외국 근로자는 1만932명(고용허가제 6400명, 계절근로자 4532명)이다. 특히 계절근로자는 4월부터 입국이 시작되는데 대다수가 현지에 발이 묶여 있다.

이런 인력난은 고스란히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7~8만원 수준이던 일당이 올해는 10만원을 넘어섰고, 지역에 따라 13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뿐인가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주요 농산물 소비와 출하도 대폭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 4월 발생한 냉해로 배·사과·복숭아·자두·밀·감자 등 과수와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필자는 정부와 자치단체·농협이 ‘범국민 농촌일손 돕기’ 플랫폼을 개설하여 활용 가능한 인력이 최대한 농촌에 유입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제안한다.

우선, 국내 청년층 중심으로 최대한 농업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도시 청년층의 단기일자리(아르바이트)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구직 청년들을 한시적으로라도 농업분야로 끌어들이는 시스템을 구축·운영해야겠다.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만이라도 농업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농고·농대 재학생과 졸업생, 귀농준비자를 활용하는 대책도 마련되면 좋겠다. 콩·옥수수 파종기를 맞은 러시아는 대학생에게 농활(農活)을 추진하고 있다.

두 번째로 외국 근로자의 인력투입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겠다. 정부는 방문동거(F-1) 외국인 5만7688명과 고용허가제(E-9) 근로자 중 희망자에 한해 한시적 계절 근로를 허용했지만 희망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어 힘든 농사일을 꺼리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외국인을 농업분야로 유입하기 위한 숙식제공, 지역문화관광주선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셋째, 공무원, 군부대, 경찰, 공공기관, 농협직원, 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하는 민·관·군 농촌일손 돕기 총력전을 펼쳐야겠다. 농촌일손지원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에게는 지자체에서 마일리지 적립 포인트를 다른 분야보다 높여주거나 교통비 및 숙식비 등을 제공했으면 한다. 농산물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기업과 연결하는 1사1촌 운동도 활발하게 진행됐으면 한다.

농사철에는 ‘부지깽이도 놀지 않는다’,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속담이 있다. 해가 빨리 지는 것도 원망한다는 농촌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일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범국민 농촌일손 돕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문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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