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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제열 교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위기를 넘어 도약으로"

기사승인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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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지난해 10월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우리나라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 WTO에 가입하면서 농업부문 관세와 보조금을 선진국 의무의 3분의 2만 이행하는 조건으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았었는데 이를 포기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2월 개도국으로 분류되면 안 되는 국가기준을 4가지로 규정해 WTO에 제출했다. ①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국 ②주요20개국(G20)가입국 ③세계은행 분류 고소득 국가(1인당 GNI 1만2056달러 이상) ④세계무역량 0.5%이상 차지국가이다. 우리나라는 4가지 조건이 모두 부합돼 개도국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가 없었다.

개도국 지위를 잃은 상태에서 WTO 차기협상이 타결되면 농산물의 관세율은 인하돼야한다. 그동안 쌀 변동직불에 주로 쓰이던 감축 대상 보조금인 농업보조총액(AMS)도 연간 1조4900억 원에서 절반수준으로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WTO, FTA의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서 우리 정부는 미래 WTO 농업협상에서 쌀 등 국내농업 민감 분야를 최대한 보호하고, 농업의 미래를 위한 지속적 투자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공익형 직불제 시행으로 2조4000억 원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런 정부 대책과 더불어 급격한 농업소득감소를 보전하며,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해 봤다.

먼저, 차별화·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은 자국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크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친환경 농산물을 수출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을 다변화해 농산물 수요기반을 확대해 나가야한다. 여기에는 소비자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친환경 인증제도와 안전관리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일단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히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둘째, ICT 등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 확대가 필요하다. ICT 기술이 적용되면 병해충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고 온도, 습도, 수분 등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노동력이 절감되고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 환경 변화에 민감한 젊은 후계농 육성을 통해 ICT 융복합 농업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셋째, 농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 제조·가공의 2차 산업과 관광·서비스의 3차 산업이 더한 6차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6차 산업 확대는 K-pop 등 한류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 적기다. 공격적인 한류 문화마케팅으로 관광객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인다면 일자리 창출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종자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제안한다. 배추 종자는 한 알에 3~5원이지만 김치는 5000원에 팔린다. 이는 1000배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와 같다. 전 세계 종자 시장 규모는 700억 달러(약 83조원)에 달한다. 종자산업이 발달한 네덜란드의 경우 매년 튤립, 장미 등의 종자 로열티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종사산업이야말로 우리나라처럼 경지면적이 작은 나라에 적합한 산업으로 우리나라의 미래 농업 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연구개발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농업 현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농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면 현재의 개도국 포기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의 확고한 농가소득보전과 국제 농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확대가 필요하다.

이성모 shilbo@naver.com

<저작권자 © 서울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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