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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농업체험 통해 신토불이(身土不二) 실천 다짐"

윤봉남/ 주부, 화성시 기산동

  • 입력 2019.06.26 14:13
  • 기자명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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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토요일. 경기농협에서 주관하는‘연천 친환경 생태농업 팸투어’에 참가했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사방이 푸르른 농촌 들녘을 달리다 보니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 푸르내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은 한탄강과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무공해 정정지역으로 벼농사와 오이, 토마토, 감자, 옥수수 등을 재배하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아름다운 농촌마을이었다.

첫 번째로 간곳은 연천군의 대표농산물로 각광받고 있는 청산면 궁평리‘친환경 오이’농장이었다. 1,980㎡의 노지(露地)재배와 990㎡시설하우스에서 철저한 안전생산 매뉴얼에 따라 유기물과 액비를 사용해 친환경 농법으로 오이를 재배하며 연천 남토북수 브랜드를 획득한 곳이다. 50여 년 동안 대를 이어가며 농업을 천직으로 알고 생활해 온 오이 전문 생산농가였다. 청산오이는 청정지역의 넓은 평야지역으로 풍부한 일조량 등 천혜의 환경에서 자라 아삭한 식감과 청량한 오이의 향과 맛이 뛰어나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어 도매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오이는 대한민국 최북단 DMZ 청정지역의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산지 직거래로 50%이상이 팔리고 있다. 또 오이보석비누, 오이콜라겐미스트, 오이섬유향 등 가공품 생산과 오이피클, 오이소박이, 오이샐러드, 오이절임 만들기 체험 등을 통해 높은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오이 따기 체험을 통해 오이의 다양한 효능에 대해 알게 됐다. 피부 미백효과도 뛰어나고 모공을 보호해 탈모 걱정을 덜 수 있다. 기억력 향상과 노화로 인한 신경 세포 감소를 막아 뇌 건강에도 좋고, 입 냄새 제거, 스트레스 감소, 암 세포 성장을 억제한다고 한다. 5월 2일은‘오이데이’로 특별히 오이를 먹는 날도 정해져 있고, 이곳 청산면에서는 6월 29일 오이축제까지 연다고 했다. 즉석에서 따먹은 오이는 상큼한 향과 맛이 입안에 퍼지며, 초여름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줬다.

오이농장 체험에 이어 청산면 궁평리 영농조합법인에서 운영하는‘푸르내농촌체험마을’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빨간 앞치마와 머릿수건까지 하고 고추장을 담가 보았다. 우리조상들은 참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손수 해내며 과학적으로 음식을 만들었음을 새삼 느끼며 어릴 적 메주를 만드시는 어머니를 도와드린다고 절구질 몇 번 해드리고 손바닥에 박힌 옹이도 생각났다. 같은 팀원들끼리 서로 도와가면서 맛깔 나는 고추장을 만들어 놓고 뿌듯한 마음이 생겨 늘 시누이와 언니에게 얻어먹었는데 고추장 담그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모든 체험을 마치고 연천 청정지역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쌀밥과 푸짐한 오이, 상추 등의 채소들로 맛있는 점심을 즐겼다. 행사에 함께 하신 분들과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이야기를 나누면서 소통하고 협력하며 산다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돌아오는 길에 연천군 중면에 있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태풍 전망대’에 들렀다. 눈앞에 보이는 북녘 땅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 지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에서 보던 전쟁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터지는 폭탄소리와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저렇게 아름다운 자연인데 분단이라는 비극 때문에 황금 같은 저 땅들은 밟아 볼 수조차 없구나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전쟁 때문에 피난 왔다가 돌아가지 도 못하고 이곳에서 고향산천을 바라보기만 하며 애닮아 했을 이산가족 생각에 더 마음이 아팠다.

이번 팸투어를 기회로 천혜의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배우며 현장체험을 직접 해보니 농업인들의 노고와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 우리 농산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알게 되어 더욱 믿음이 갔다. 앞으로 우리 농업․농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신토불이(身土不二)를 실천하기로 했다. / 윤봉남(주부, 화성시 기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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